서울로 7017, 걷고 싶은 서울

2017.09.04 18:04

차들의 도시에서 사람의 도시로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김영찬 대학생 기자] 문득 서울을 보면 차들의 도시인 것만 같다. 실제로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6월 기준 서울시 자동차등록대수는 총 3,103,357대로 서울시 총인구 3분의 1을 기록하고 있다. 인접 도시들의 자동차등록대수를 합치면 더욱 많아질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걷는 도시, 서울’을 역점사업으로,‘서울 도심 교통제한지역’, ‘서울역/종로 일대 보행특구 지정’ 등 보행 친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서울로7017 프로젝트는 '걷는 도시, 서울’의 일환으로 진행돼 지난 5월 20일 개장됐다. 서울로7017은 본래 서울역 고가 도로였다. 서울역 고가 도로는 1970년대에 준공돼 서울의 상징적 구조물이었으나 1990년대 말부터 지속적으로 안전성 문제가 지적됐다. 이후 2006년 정밀안전진단평가에서 D등급 판정을 받자 차량 통제를 실시하고 철거가 결정됐다.

 

기존의 개발은 낙후된 옛 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옛 것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나아가 도시가 자생적인 회복을 할 수 있게 하는 ‘도시 재생’이 주목을 받고 있다.프랑스 니스의 ‘프롬나드빠이용’,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 일본 요코하마의 ‘개항의 길’가 그 예이다. 


이처럼 서울로7017은 기존 고가 도로의 철거 계획을 전면 수정해 ‘차 길’에서 ‘사람 길’로 탈바꿈했다. 또한 서울로7017은 보행로 조성뿐만 아니라‘서울역 남대문시장 명동 남산 등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 연결’,‘낙후된 도심지역 활성화’, ‘지역경제 활성화’,‘관광산업 활성화’ 등을 꾀하고 있다.


물음표가 가득한 서울로7017


서울로7017은 600억 이상의 공사자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더위 속 휴식공간 부족, 시멘트 균열, 조잡한 조경 등 부정적인 평가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개장 열흘 만에 한 외국인이 자살시도를 한 사건이 발생하자 안전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들이 해결되고 있는지 그리고과연 과거에 고가 도로였던 곳이 어떻게 보행로로 조성됐는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로7017로 향했다. 


궁금증 1. 걷고 싶은 거리?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다. 또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에 방문했던 터라 걱정이 앞섰다. 기우였을까? 실제로 가보니 기대 이상으로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시 휴식공간과 더위를 식힐 만한 장치도 설치하는 등 서울시의 세심한 노력이 보였기 때문이다. 보행로 자체 또한 그렇기 길지 않기 때문에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서울역 9번 출구에 내려 서울로7017로 들어서면 발을 담글 수 있는 장소가 보인다. 무더위 속에 달궈진 발을 식힐 수 있었다. 가족, 연인과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더위를 식힐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걷다 보면 사진 오른쪽에 있는 것과 같은 ‘쿨팬’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는 서울시에서 무더위 대책으로 마련한 것으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차가운 수증기가 나오는 장치이다. 수증기가 나오기 때문에 ‘옷이 젖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전혀 젖지 않고 굉장히 시원했다. 뿐만 아니라 휴식공간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나, 임시천막이 여러 군데 설치됐고 앉을 수 있는 장소도 다수였다. 


궁금증 2. 즐길 거리?



보행로 중간중간에 위치한 원통형의 건물들이 눈에 띈다. 이 건물들은 간단한 음료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카페와 전시회장으로 꾸며져, 소소한 즐길 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하지만 공간이 협소한 점, 음료와 먹을 거리의 가격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공연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목련광장’과 ‘장미광장’ 두 곳에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오케스트라, 마임, 마술, 밴드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또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을 위해 ‘방방놀이터’라는 어린이들을 위한 오락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크기가 작아 한 번에 1명만 수용이 가능해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놀이기구 자체도 비효율적이고 늘어선 줄 때문에 보행이 방해될 수 있기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건물과 보행로 사이가 다리로 연결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연결된 건물에는 카페와 음식점이 있기때문에 걷다가 식사를 하러 가거나,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산책을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경이 조잡하다’, ‘조경 때문에 보행로가 복잡하다’라는 평가가 있다. 나무, 꽃들이 보행로 사이에 위치해 있어 보행을 방해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산책에 심각한 방해를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산책하는 재미를 줬다. 걸으면서 여유롭게 식물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평소에 이름이 궁금하던 식물의 이름을 알아가는 등 ‘휴식’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식물들이 다 자라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 울창해지면 도심 속 자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꽃이 피지 않았지만 꽃이 필 때가 되면 좋은 데이트 장소가 될 것 같다. 


궁금증 3. 서울의 풍경?



서울로 7017는 서울의 도심을 가로지른다. 때문에 길을 걸으면서 보는 서울의 풍경은 이 보행로의 백미였다. 밑에는 차들이 쉴 새 없이 지나치지만 도로 위에서 보는 서울의 풍경은 색달랐다. 도시의 일상이 안겨주는 바쁨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걸으면서 보는 도심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멀리 보이는 숭례문의 모습, 옛 서울역의 고풍스러움, 서울역의 철길, 그리고 마천루들이 주는 감상은 ‘서울은 생각보다 아름다운 도시다’라는 인상을 들게 만들었다. 밤에 가보지 않았지만 서울로7017에서 보는 서울의 야경 또한 더욱 멋질 것이다. 


서울, 사람의 도시로


직접 걸어보니 부정적인 모습보다 긍정적인 모습이 돋보이는 서울로7017이었다. 서울로7017 개장 후 지적된 문제점들은 아직 몇몇 보이긴 했으나 조금씩 해결되고 있었다. 또한 지적된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서울시의 노력들이 곳곳에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면 또 하나의 서울의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의 옛 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보행로를 조성했다는 점은 도시가 추구했던 ‘빠름’과 ‘문명’이 ‘느림’과 ‘사람’으로대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서울로7017을 시발점으로 서울이 ‘차’와 ‘문명’의 도시에서 ‘사람’의 도시로 변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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